매듭이론의 불변량, 특수 상대성 이론, 복소해석학의 해석함수, 기계 학습의 인공신경망 등등
인류가 떠올린 많은 지적인 성과들이 주제를 좁히는 것에서 나왔다.
매듭이론에서 매듭 구분문제는 정말 어려운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임의의 두 매듭이 동일한 지를 구분할 수 있다고 확언하는 알고리즘은 시간 복잡도가 말도 안되게 크지만,
불변량이라는 개념으로 논의를 지속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불변량이 같다고 두 매듭이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불변량이 다르다면 두 매듭은 확실히 다른 매듭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불변량을 조합하여 인덱싱 하면 (<불변량1, 불변량2, 불변량3, ..., 불변량 n>),
우리가 알고 있는 매듭들에 대해서 거의 대부분 구분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수학자들이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일반적인 매듭 구분법에만 계속 매달렸다면 지금과 같이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를 지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비슷한 예로 미분기하학이 자연계의 법칙에 내포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수학자들은 물리학에 이걸 적용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개발하고 나서 그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이후 미분기하학은 일반상대성이론에 적용되었다.
따라서 일반상대성이론도 특수상대성이론이 나오고 나서 스텝업 과정에서 개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수한 케이스의 문제에 먼저 접근해 보는 것은 좋은 접근 방법이다.
복소해석학의 해석함수도 마찬가지이다.
해석적이지 않은 일반적인 함수들까지 포함시켜 논의하는 것 보다, 논의의 대상을 좁혀 해석적인 함수들에 대한 이론을 전개해 나간 결과가 공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생각해 보자.
시스템 해석과 포텐셜 해석에 좋은 도구를 제공해 준다.
지능에 대한 접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인 지능 (혹시 있을 지 모르는 외계 생명체의 지능을 포함)에 대한 뜬구름 잡는 논의를 진행하는 대신에
일단 인간 지능의 원천인 뇌를 먼저 모방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AI를 만드는 수준에 왔고,
AI를 이용한 신호처리 능력의 증대로 이어지고 이것이 뇌과학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중이다.
일반적인 지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던 과거 보다 훨씬 깊고 넓게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주제를 좁힌다는 것은 생각할 스페이스를 줄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오류의 확률을 줄이는 의미도 있다.
더 많은 케이스에 맞는 이론을 만드는 것이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더 낮기 때문이다.
주제를 좁힘으로써 정확도와 단순성 모두를 챙겨보도록 하자.
간혹 주제 파악 못 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무언가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 같은),
이 글의 독자들은 같잖은 sf영화 보고 현실성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고로 나는 진리에 가까운 단순하고 정확한 지식들로 거대한 그래프를 구축하여 인공지능에 넣어서 초지능을 개발하고 싶다.